이주은
Jueun Lee
수도권
작가
이주은은 죽음과 기억, 사랑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관념을 바탕으로 형상화를 통해 감정과 의미의 층위를 탐구한다. 수집된 이미지와 관념을 재구성해 조형적 오브제로 구현하며, 3D 프린팅과 옻칠·인공도료의 적층을 결합해 물질화한다. 상반된 매체의 충돌 속에서 인간의 모순적 감정을 부피와 색채로 드러낸다. 주요 활동으로는 개인전 《이게 사랑 같은 걸까요?》(2023, 아띠나 갤러리, 서울), 단체전 《Atom to bit(and back)》(2023, 챔버1965, 서울) 등이 있다.
미디어 설치 조각
공동체 기억 유기적 인간 죽음

1995년 생

학력


2019 동아대학교 조각 전공 학사 졸업

개인전


2023 IS IT KIND OF THE LOVE 이게 사랑 같은 걸까요?, 아띠나 갤러리, 서울
〈IS IT KIND OF THE LOVE, 이게 사랑 같은 걸까요?〉는 예술의 기원으로 일컬어지는 동굴 벽화에서 출발해, 하나의 덩어리가 복제와 변형을 거치며 새로운 형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은 전시이다. 벽화 속 인물의 손에 들린 형태를 출발점으로, 작가는 이 ‘덩어리’를 주무르고 복제하는 반복적 조형 실험을 통해 사랑의 다층적인 면모를 포착한다. 덩어리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때로는 서로를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서로를 할퀴는 상처가 되기도 하며, 이는 결국 부둥켜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초상으로 이어진다. 사랑은 국적과 시간을 넘어 인간의 삶에 깊이 자리하며, 작가는 세상에 부딪히고 절망하는 순간 주머니 속에 뒹굴던 그 ‘형形’을 꺼내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드러나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조형적으로 탐구한다.

주요 단체전


2023 Atom to bit(and back), 챔버1965, 서울
<Atom to bit (and back)>은 물질-비물질, 원자-비트를 오가며 작업한 작가 5인의 사유와 질문을 담은 전시이다. “모든 동시대 작가들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 기술을 일종의 도구로 이용한다”는 Michael Wilson의 말처럼, 영등포문화도시센터의 예술·기술 융복합 사업 〈예술가를 위한 융합의 기술〉을 통해 모인 작가들은 기술을 작품의 주제로 삼거나 작업 의식을 구현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그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한다. 기술이 인간의 속도를 앞질러 낯설게 느껴지는 오늘, 이 전시는 기술이 다시 인간에게 손을 내미는 자리이자 관객이 새로운 사유와 체험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2 수상한 마을의 비밀을 찾아서, s1472, 서울
2022 옻칠세간살이, 북촌한옥청, 서울
2022 앙버텨, 아띠나 갤러리, 서울
〈앙버텨〉는 2020년 부산에서 결성되어 서울 신림동을 기반으로 활동한 팀 프로젝트 ‘동동’의 첫 번째 그룹 전시이다. 수많은 청춘의 독립이 시작되는 신림동의 높은 인구 밀도 이면에는 역설적으로 깊은 고독이 자리하며, 사람 사이의 관계마저 자본으로 대체되는 도시적 소외가 존재한다. 전시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그 색채를 걷어내고 무채색의 석고를 통해 고립된 개인의 내면 풍경을 시각화하며, 전시장 자체를 ‘신림동에 사는 누군가의 방’으로 설정해 도시 한복판에 박제된 외로움의 흔적을 담아낸다. 전시명 〈앙버텨〉는 디저트 ‘앙버터’와 ‘버티다’의 중의적 표현으로, 오늘도 각자의 방에서 묵묵히 삶을 지탱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동동’의 작은 응원이기도 하다.
2020 동동동동, 4fspeace, 부산
2019 Tomorrow, T world 동래청년갤러리, 부산
2018 이번 전시는 처음이라, 한성1918, 부산
2018 젊음, 락하다, 부산예술회관, 부산
2018 란갤러리 기획초대전, 란갤러리, 김해
2018 미지, 부평아트스페이스, 부산

수상 및 선정


2023 예술가를 위한 융합의 기술, 영등포문화재단, 서울
2022 관악 생·동(生動) 선정, 관악문화재단, 서울
2020 코로나19 서울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품기획안 공모전 1차 선정, 서울특별시
2017 서면 근 산업유산 추억길 벽화공모전 선정, 부산진구청, 부산


인간이 남긴 최초의 형상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자신을 둘러싼 모호한 세계에 존재의 흔적을 각인하려는 근원적인 몸짓이었다. 인류는 죽음과 생명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모순적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상징과 의례를 통해 이를 이해하고 통제해 왔다.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 디지털 환경 속에서 그 형식을 달리할 뿐, 여전히 우리의 존재를 증명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왜 인간은 여전히 형상을 반복하는가?’라는 질문을 동시대적 시점으로 가져와, 기술적 환경 속에서 상징이 새롭게 구축되는 방식을 추적한다.

나의 작업은 죽음과 기억, 사랑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관념을 토양으로 삼는다. 시대가 변해도 반복되는 이 원초적 감정들을 수집하여 데이터화하고, 그 잔여(殘餘)를 다시 물질적 오브제로 재구성한다. 이는 형상 없는 관념을 물질적 실체로 이행시키는 번역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찰나의 순간을 전기적 흐름에 비유하거나, 3D 프린팅의 적층 방식을 통해 수치화된 데이터를 선과 부피로 변환하며 비가시적인 감각을 물리적 구조로 세워 올린다.

이러한 변환 과정에서 디지털의 정교한 질서와 물질 특유의 우연성이 충돌한다. 나는 이 긴장 상태를 통해 명확한 의미로 환원되지 않는 감각의 층을 만들어 내며, 사랑과 증오, 상처와 치유와 같은 상반된 인간의 감정들을 물질의 밀도와 표면으로 드러낸다. 이때 형상은 서로 다른 감각과 체계가 교차하며 생성되는 과정 자체로 기능하며, 동시대의 이미지와 관념을 다시 호출하는 하나의 장치로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