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생
학력
2020 영국왕립예술대학 Royal College of Art Print 석사 졸업
2018 홍익대학교 판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5 아프로디테를 부르며 시작하는 장대한 사랑의 실패담, 아라예술촌, 포항
2025 이끌림의 신기루, 갤러리 빈치, 서울
2024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드베란다, 서울
2024 영원한 사랑, 느티, 청주
2020 진지한 분홍, Room 122, 청주
주요 단체전
2025 제자들과의 동행, 대전시청갤러리, 대전
2025 小品物 part2, 오온갤러리, 서울
2024 Pieces of us, 도잉아트, 서울
2024 금모로 단청: 서울, 서울시청 하늘광장 갤러리, 서울
2024 I print, I unprint, I reprint, 홍익대학교 현대갤러리, 서울
2023 일상이상, 스페이스 로라, 서울
2023 현실에서 이상으로, 아띠나갤러리, 서울
2023 새벽을 여는 화엄장엄의 손끝, 조계사, 서울
2021 무엇을 어떻게, 그 어떤 갤러리, 청주
2021 서른이 되지 못한 너에게, 별관, 서울
2021 Life on Venus, The Tub, 런던, 영국
2020 으르렁, 4log, 서울
2020 Delivery Box, 햇곳, 청주
2020 Against the Grain, Southwark Park Gallery, 런던, 영국
2019 Over the Horizon, Dyson Gallery, 런던, 영국
2019 Lay with me, Dyson Gallery, 런던, 영국
2019 Reaching for the Horizon, Courtyard Gallery, 런던, 영국
레지던시
2025 아라예술촌, 포항
현대의 사랑은 마치 완벽하게 설계되고 짜여진 단청의 기괴함을 닮았다. 그 기괴하고 번듯한 사랑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주제인 사랑은 앞으로도 끊임없는 생산과 소비를 반복할 것이다. 나는 이 현상을 사랑에 중독된 상태라 명명하기로 했다. 그 사회의 충실한 일원으로서 우리는 사랑을 사랑하게 되고, 또 그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과잉 사랑 사회에서 “모순되게도” 순수한 사랑은 가장 따기 힘든 신 포도이다. 영화 같은 연애와 결혼, 정상 가족 신화, 이성애 천국, 번듯한 자가와 빈틈없는 혼수, 사랑이 인류 최대의 목적이자 목표인 것처럼 구는 사람들. 그리고 한편에는 줄어가는 출생률, 연애를 기피하는 2030, 사랑을 사랑하지만 사랑을 이해하고 싶지 않은 30대 여성인 내가 길을 잃고 서 있다. 우리는 사랑을 좇지 않겠다 결심하면서도 사랑을 향한 열망을 포기하지 못한 채 중독되고 말았다. 이 맹목적이고 투철한, 마치 환상과 같은 현대의 사랑은 끊임없이 구전되어 누구나 갈망하지만 실제로는 좀처럼 찾을 수 없는 허상이다.
이 환상은 분홍색이다. 순수, 여성, 사랑의 색은 이제 마냥 사랑스럽지는 않은, 견고하고 범접할 수 없는 사랑의 벽을 형성하고 있다. 사랑의 상상은 장대한 판타지로 발전해 왔고, 끊임없이 생산되어 온 세상 미디어에 뿌려지는 러브스토리처럼 복사되고 반복되어 점점 커져갔다. 분홍색을 통해 사랑스럽고 온순한 여성을 꿈꾸며 자라난 여자아이는 사랑을 사랑하지만 사랑을 힘껏 이해하지 못한 반항적인 어른이 되었다. 여성으로서의, 가장 여성적인 색깔로서의 이 판타지는 그저 번듯한 신앙이다.
모태신앙은 안온하지만, 명백히 폭력적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에게 사랑을 사랑하지 않을 선택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기도 전부터 정해져 있던 종교를 믿어야 하는 우리는 그 어떤 삶에서도 사랑에 대한 집착을 벗어버릴 수 없다. 사랑은 아름답고 따뜻하지만, 여전히 우리를 겨누는 칼날이다.
단청은 속세에 사는 인간과는 다른 존재, 왕이나 신이 기거하는 공간을 구분 짓기 위해 행해졌다. 범인들이 사는 곳과는 차이를 두기 위해서 문양이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자로 잰 듯 반듯하여, 오히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름다움에 앞서 기괴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그것이 단청이 원래 의도하고자 했던 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이 복사되는 사랑의 이미지는 전통 단청의 금문 제작방식을 차용했다. 나의 금문에는 기하학적인 오방색 전통문양 대신, 분홍색 하트와 꽃, 화살과 칼이 난무하는 아름다운 전쟁터가 펼쳐진다. 구획대로 접은 초지에 최소한의 크기로 그려 넣은 문양은 마치 사랑 이야기들처럼 복사 반복되어 아름다운 환상을 그려낸다.
2024. EG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