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 티 리
Valerie Tee Lee
수도권
작가
발레리 티 리는 새어나오고 스며드는 것들에 귀를 기울인다. 억압된 목소리와 비인간의 서사, 경계를 건너는 몸들이 다시 쓰이는 과정을 탐구한다. 퍼포먼스, 설치, 텍스트, 공동체적 실천을 가로지르는 그녀의 작업은 사변적 상상을 방법론으로 삼아, 인간과 비인간의 초국가적 이동과 정체성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방식을 가시화한다. 한천, 밀랍, 직물, 생분해성 물질 등 시간에 따라 변형되고 사라지는 재료를 사용하며, 특히 밀랍 서판과 바이오플라스틱을 통해 비인간 세계와의 접촉과 얽힘을 시각적 언어로 기록하고 연구한다.
기획 아티스틱리서치 퍼포먼스
미시사 비인간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개인전


2025 We made the tools to bring wet words home, Art Space [:Tum], 서울, 대한민국
2024 Domesticated 9 Tails and Tales, Space Übermensch, 부산, 대한민국
2023 Glossary for the Wild Tongues, Atletika, 빌뉴스, 리투아니아 (이인전)

주요 단체전


2026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대한민국 (그린레시피랩X미래재료은행)
2024 이렇게 다 반짝이는 걸요, Space 298, 포항, 대한민국
2024 trees, stones, reeds, Taidetila Muijala, 레일라, 핀란드
2022 Slow Invitation, Kristiansand Kunsthall, 노르웨이
2021 Authority Incorporeal closing event, Rupert, 빌뉴스, 리투아니아
2021 Heavy Centre, Podium, 오슬로, 노르웨이

수상 및 선정


2023 Exhibition Abroad from Danish Arts Foundation, 덴마크
2022 Mobility Grant from Nordic Culture Point, 노르웨이
2021 Mobility Grant from Nordic Culture Point, 노르웨이

레지던시


2025 Taiping AiR, 지룽, 대만
2024 Kiosk Training Centre, 부산, 대한민국
2024 Taidetila Muijala, 레일라, 핀란드
2023 Wp Zimmer, 앤트워프, 벨기에
2023 Sodas 2123, 빌뉴스, 리투아니아
2023 Sim residency, 레이캬비크, 아이슬랜드

출판


2025 On Shifting Grounds: Artistic Practices Beyond Centrality, self-published (adocs), 서울
2023 Glossary for the Wild Tongues, Atletika, 빌뉴스
2020 Een vriend van een vriend van een vriend van een vriend een vriend van een vriend, P/////AKT, 암스테르담


나는 오랫동안 새어나오는 것들에 귀를 기울여왔다. 억압된 목소리, 지워진 이름, 경계를 건너다 흐릿해진 몸들. 그것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물질 속에, 꿈속에, 타인의 몸 안에 스며들어 있다. 나는 그 스며든 곳에 손을 댄다.

어슐러 K. 르귄은 엘리자베스 피셔의 말을 빌려, 예술의 기원을 가방(carrier bag)에서 찾는다. 창을 던지는 손이 아니라 채집한 것을 옮기는 손. 나는 그 손의 계보를 잇는다. 우뭇가사리를 고르고, 한천을 끓이고, 밀랍을 녹이는 것. 시간과 함께 변형되고 분해되는 재료들. 흔적을 받아들이고, 접촉을 기억하고, 결국 사라지는 것들.

할머니의 이름은 마사코였다. 그 이름 아래 눌려 있던 혀를, 나는 끝내 알지 못했다. 어떤 언어는 빼앗기고, 어떤 몸은 지도에서 지워지고, 어떤 혀는 길들여진다. 나는 그 침묵의 자리에서 자랐다.

밀랍 서판에 눌러 새기는 행위, 소금으로 그물 모양을 바닥에 뿌리는 행위, 바다에서 해조류를 채집하여 손으로 직접 재료를 만드는 행위. 나는 이 과정에서 인간만이 아닌 존재들과 함께 일한다. 누에가 짠 비단, 꿀벌이 만든 밀랍, 바다가 키운 우뭇가사리. 그들의 노동과 시간이 내 손 안으로 들어온다.

나는 여전히 묻는다. 내가 남긴 화석 속에는 어떤 기억의 양분이 담겨 있을까. 미래의 누군가가 그것을 발굴할 때, 그들은 어떤 층위를 벗겨내게 될까. 담는 일과 건네는 일, 새기는 일과 분해되는 일 사이에서, 나는 젖은 단어들을 집으로 옮긴다. 투박하고 가시 돋친 손으로, 계속 엮는다.